영춘권의 실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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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 22-12-12 22:57 조회 8,490본문
영춘권의 실전성
청주시청 영춘권 수련 동호회장 우 상 구
여성이 창시하였다고 알려진 영춘권은 20세기 말 널리 알려질 당시 홍콩이 그 발원지가 되었고, 엽문 선생을 비롯한 영춘권 지도자들에 의해 그 기원이 구전되어 왔다. 그리고 영춘권이 전승되어오던 어느 시점 부터는 고증된 사실로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춘권은 동양무술이나 유럽, 영미권에서도 많은 수련인구가 있는 무술이다. 호신술의 성격을 보이며 가깝게 밀착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는 스타일의 테크닉과 대련방식을 주요한 특징으로 한다.
유튜브에 영춘권을 검색해 보면 여러 영상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유난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영상들이 있다. 영상에서는 영춘권의 고수라고 소개된 사람이 온갖 본인을 과시하고 난 다음에 격투기 선수와 맞붙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는 영춘권의 고수라는 인물이 두들겨 맞는 장면으로 끝난다.
쉬쇼우동이라고 불리는 중국 격투기 선수와 영춘권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이 맞붙는 영상은 나온지 몇 년이 지난 오래된 영상이다. 그 비슷한 성격으로, ‘중국 무술의 허구성’, ‘영춘권 고수의 격투기 도전’ 과 같은 영상들이 ‘중국무술은 그 자체가 과장이고 허구임을 고발한다’ 고 말하고 있다.
요즘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 유튜브에서 이런 심심풀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고, 필자는 그런 사람들이 주로 하고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만 본인이 아쉬운 점은 몸으로 배우는 기예를 몸이 아닌 시청각으로 접한 사람들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고, 유튜버들은 그 점을 공략해서 영상을 기획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그런 그들과 한번 대화를 해보고 싶다. 그들이 관심있어 하는 ‘무술의 실전성’이란 무엇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실전’의 의미는 실제의 싸움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술의 실전성이라는 의미는 무술이 ‘실제의 싸움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정도로 해석된다.
본인이 생각하는 ‘무술의 실전성’은 무술이 가지는 목적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 상반된 특징 포함하여 고려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목적은 ‘두 사람이 맞서 격투를 벌여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 목적은 ‘나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는 무술’이다. 역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전자를 ‘격투기’라 하고, 후자를 ‘호신술’이라 정의한다.
격투기와 호신술은 같아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이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총 6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해보겠다.
첫째, 격투기는 정해진 장소와 정해진 시간에 싸우나 호신술은 싸우는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즉 싸우게 되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격투기는 경기 전 강도있는 트레이닝을 계획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으나 호신술은 언제 한 두번 쓰게될 지 모르는 상황을 예측하여 대비하기 어렵다.
둘째, 격투기는 승패를 가려야 하므로 정해진 1명의 상대와 싸우나 호신술은 상대가 누군지 정해져 있지 않고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될 수도 있거나 싸우는 중에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동등한 상황이 전제되지 않기에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셋째, 격투기는 오로지 맨손을 사용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싸우나 호신술은 맨손이 아닐뿐 아니라 무기를 집어들 수도 있는 사람들과 싸워야 하고, 나 역시도 무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맨손으로만 격투하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넷째, 격투기에서 목적은 반드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지만 호신술에서는 상황에 따라 안싸워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내가 좀더 유리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다.
다섯째, 격투기에서는 승리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대회에서 우승하면 챔피언이 된다. 이에는 상당하는 금전적 명예적 보상이 따른다. 반면 호신술은 내가 싸우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위험한 상황을 모면했어도 어떠한 보상이 주어지진 않는다. 물론 위험을 회피하게 된 것 자체가 보상이라고 긍정적으로 스스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애초에 위험에 처하지 않는 방법부터 학습하는 것이 우선이된다.
여섯째, 격투기는 보는이를 만족 시킬 수 있는 모양새가 나와야 한다. 격투기의 존재는 관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경기 운영이나 내용 자체가 해설자가 관중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모습의 싸움이 되어야 한다. 반면 호신술은 보는이를 이해시킬 모양새는 필요없고, 위험하고 긴급하므로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이상 설명한 바와 같이 격투기와 호신술은 그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영춘권 또한 호신술의 종류이다. 영춘권은 고유한 무기를 다루고 정해져 있지 않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한다. 이와 같은 특징에서 호신술의 측면에서 보면 훌륭하나, 격투기의 측면에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춘권은 실전성이 있는 무술일까? 실전성이 없는 무술일까?
무술의 실전성이라는 것을 정하기가 어렵고, 정해지더라도 한 가지로만 정해져 있으란 법도 없다. 그렇기에 영춘권은 실전적일 수 있는 무술이다. 실전성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은 거짓이거나 착각에 불과하다.
영춘권이라는 무술이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무술은 분명 아니다.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배울만한 도장이 없고, 서울의 주요한 도장이라는 곳들도 막상 가보면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호신술이 아니더래도 영춘권은 실제로 경험해보면 정말 우리 실생활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유익한 무술이다.
2006년, 견자단의 엽문 시리즈가 처음 개봉하면서 영춘권의 인기가 올라갔으나 지금은 그 시리즈가 끝났으니 이제 사람들에게 잊혀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춘권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그런것에 연연하지 않고 수련해왔고 앞으로도 평생토록 영춘권 수련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부국장 박종인
청주시청 영춘권 수련 동호회장 우 상 구
여성이 창시하였다고 알려진 영춘권은 20세기 말 널리 알려질 당시 홍콩이 그 발원지가 되었고, 엽문 선생을 비롯한 영춘권 지도자들에 의해 그 기원이 구전되어 왔다. 그리고 영춘권이 전승되어오던 어느 시점 부터는 고증된 사실로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춘권은 동양무술이나 유럽, 영미권에서도 많은 수련인구가 있는 무술이다. 호신술의 성격을 보이며 가깝게 밀착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는 스타일의 테크닉과 대련방식을 주요한 특징으로 한다.
유튜브에 영춘권을 검색해 보면 여러 영상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유난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영상들이 있다. 영상에서는 영춘권의 고수라고 소개된 사람이 온갖 본인을 과시하고 난 다음에 격투기 선수와 맞붙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는 영춘권의 고수라는 인물이 두들겨 맞는 장면으로 끝난다.
쉬쇼우동이라고 불리는 중국 격투기 선수와 영춘권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이 맞붙는 영상은 나온지 몇 년이 지난 오래된 영상이다. 그 비슷한 성격으로, ‘중국 무술의 허구성’, ‘영춘권 고수의 격투기 도전’ 과 같은 영상들이 ‘중국무술은 그 자체가 과장이고 허구임을 고발한다’ 고 말하고 있다.
요즘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 유튜브에서 이런 심심풀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고, 필자는 그런 사람들이 주로 하고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만 본인이 아쉬운 점은 몸으로 배우는 기예를 몸이 아닌 시청각으로 접한 사람들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고, 유튜버들은 그 점을 공략해서 영상을 기획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그런 그들과 한번 대화를 해보고 싶다. 그들이 관심있어 하는 ‘무술의 실전성’이란 무엇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실전’의 의미는 실제의 싸움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술의 실전성이라는 의미는 무술이 ‘실제의 싸움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 정도로 해석된다.
본인이 생각하는 ‘무술의 실전성’은 무술이 가지는 목적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 상반된 특징 포함하여 고려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목적은 ‘두 사람이 맞서 격투를 벌여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 목적은 ‘나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는 무술’이다. 역시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전자를 ‘격투기’라 하고, 후자를 ‘호신술’이라 정의한다.
격투기와 호신술은 같아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이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총 6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해보겠다.
첫째, 격투기는 정해진 장소와 정해진 시간에 싸우나 호신술은 싸우는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즉 싸우게 되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격투기는 경기 전 강도있는 트레이닝을 계획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으나 호신술은 언제 한 두번 쓰게될 지 모르는 상황을 예측하여 대비하기 어렵다.
둘째, 격투기는 승패를 가려야 하므로 정해진 1명의 상대와 싸우나 호신술은 상대가 누군지 정해져 있지 않고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될 수도 있거나 싸우는 중에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동등한 상황이 전제되지 않기에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
셋째, 격투기는 오로지 맨손을 사용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싸우나 호신술은 맨손이 아닐뿐 아니라 무기를 집어들 수도 있는 사람들과 싸워야 하고, 나 역시도 무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맨손으로만 격투하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넷째, 격투기에서 목적은 반드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지만 호신술에서는 상황에 따라 안싸워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내가 좀더 유리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다.
다섯째, 격투기에서는 승리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대회에서 우승하면 챔피언이 된다. 이에는 상당하는 금전적 명예적 보상이 따른다. 반면 호신술은 내가 싸우는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위험한 상황을 모면했어도 어떠한 보상이 주어지진 않는다. 물론 위험을 회피하게 된 것 자체가 보상이라고 긍정적으로 스스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애초에 위험에 처하지 않는 방법부터 학습하는 것이 우선이된다.
여섯째, 격투기는 보는이를 만족 시킬 수 있는 모양새가 나와야 한다. 격투기의 존재는 관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경기 운영이나 내용 자체가 해설자가 관중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모습의 싸움이 되어야 한다. 반면 호신술은 보는이를 이해시킬 모양새는 필요없고, 위험하고 긴급하므로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이상 설명한 바와 같이 격투기와 호신술은 그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영춘권 또한 호신술의 종류이다. 영춘권은 고유한 무기를 다루고 정해져 있지 않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한다. 이와 같은 특징에서 호신술의 측면에서 보면 훌륭하나, 격투기의 측면에서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춘권은 실전성이 있는 무술일까? 실전성이 없는 무술일까?
무술의 실전성이라는 것을 정하기가 어렵고, 정해지더라도 한 가지로만 정해져 있으란 법도 없다. 그렇기에 영춘권은 실전적일 수 있는 무술이다. 실전성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은 거짓이거나 착각에 불과하다.
영춘권이라는 무술이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무술은 분명 아니다.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배울만한 도장이 없고, 서울의 주요한 도장이라는 곳들도 막상 가보면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호신술이 아니더래도 영춘권은 실제로 경험해보면 정말 우리 실생활과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유익한 무술이다.
2006년, 견자단의 엽문 시리즈가 처음 개봉하면서 영춘권의 인기가 올라갔으나 지금은 그 시리즈가 끝났으니 이제 사람들에게 잊혀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춘권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그런것에 연연하지 않고 수련해왔고 앞으로도 평생토록 영춘권 수련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부국장 박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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