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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무도인 - 충북 영동 김 관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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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2-01-2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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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무도인 - 충북 영동 김 관장 이야기

 

어렸을때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운동 도구들을 챙겨 가지고 다니며, 틈이 날때마다 운동을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운동에 ‘미쳤다’고 까지 했습니다. 일찍부터 여러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하게되었고, 내 체육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체육관을 운영히면서도 후배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나 자신 또한 계속 운동에만 전념하다보니 어느새 나이가 들어서 주변에서는 장가를 들라고 날립니다.

 

일찍부터 출가한 동생은 전화할때마다 ‘어머니께서 더 연세가 드시기 전에’ 돈 모아서 장가들 생각부터 하라고 날리였습니다. 그날도 체육관 문을 닫고 늦은 시각이었습니다. 동생으로부터 불현듯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날따라 바쁜 스케즐 때문에 몸이 몹시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전화기를 집어드니 동생의 목소리였습니다. 나는 또 잔소리를 하나싶어서 짜증스레 전화를 받았고 이윽고 심한 소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너하고 전화 안 한다” 하고 쏘아 붙이고 수화기를 내동댕이 치듯 내려 놓았습니다.

 

그러고나니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늦은 시각이지만 잠도 오지않아 체육관앞 슈퍼에서 소주 한 병을 사다 마셨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었습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이었습니다.

“왜 할말이 남았냐?” 내가 짜증섞인 목소리롤 말하자 동생은,

“오빠 그 이가...그 이가 갔어” 하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가긴 어딜가 임마 이 시각에 무슨소리야!!” 나는 당황한 나머지 재차 소리를 지르듯이 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매제는 그날 새벽 당직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중앙선을 넘어 들이닥친 자가용에 자신의 차가 완파되어 현장에서 사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착한 동생은 완강히 보상을 거부하는 가해자들에게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혼자의 힘으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은 첫눈이 내리는걸 보았습니다. 종일토록 동생 생각만 했습니다.

운동하러온 제자가 “관장님 넋나간 사람같애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그렇습니다. 나는 종일토록 넋이 빠진 사람처럼 지내다 체육관 문을 닫고 나서 다시 그날 처럼 소주 한 병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두 병, 세병을 사서 마셔도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말 못하고 산 듯 했습니다. 그래서 취중에 전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동생의 지친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왔습니다.

“오늘 눈이 오던데 추운데 고생많았다.”

“오빠도 참 싱겁긴, 빨리 장가나 가 엄마 더 늙기전에”

항상 들었을때 짜증나던 그 대사가 그 날은 고맙게 들렸습니다.

“아 참 내가 미..미..미..” 무슨 말인가 하고 싶은데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빠 무슨일있어? 어디 아파?” 동생의 목소리가 나를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미얀하다!! 오빠가 미얀해!! 그럼 잘있어” 말을간신히 마치고 나서 전화기를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밤 밤새 울었습니다. 찬바람이 세게 불어 창문을 흔드는 소리에 더욱 아파하며무도인의 체면도 집어던지고 시원하게 밤새 울었습니다. <어느 무도인의 자서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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